최근 MB의 의료보험 민영화 방안이 대두되면서,(당연지정제 폐지를 필두로) 인터넷에서 의료보험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MB의 로드맵이 어떻게 짜여있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MB가 생각하는 의료제도의 최종방향이 미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많은 이들의 두려움과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절대다수의 국민에게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들도 부러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복지제도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국가예산의 측면에서는 그 예산의 문제로 인해 늘 개혁이 논의되는 불안한 제도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드디어는 한미FTA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의료제도 개혁의 물꼬가 트였고, MB가 그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국가에 돈이 없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다. 이전의 다른 글에서도 의료보험제도의 불안한 재정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지만 근시일내에 개혁을 시급할정도로 재정이 열악해진 것이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현주소다. (당장 재정을 얼마간이라도 늘리기 위해 2008년부터 만6세이하 어린이와 식대부분에 대한 환자부담을 증가시켰다.)
어떻게든 개혁이 시급한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이기에(최종적으로 모든국민을 위한 개혁이 되길바란다.) MB의 정책방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인식과 여론의 방향 또한 중요하기에 최근 논쟁에서 언급되고 있는 몇가지 부분에 대하여 의사와 환자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글쓴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적어본다.
(다만 몇몇 파워블로거들에게만이라도 도움이 되어 더 좋은 글에 일조하길바라며..)
진료비
우선 갑자기 화제가 된 영화 "sicko"에서 언급된 진료비는 몇 천만원의 놀라운 고액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료를 받아본 많은 사람들이 높은 진료비에 기겁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보험이 없다고 해도 미국진료비의 크게는 10분의 1에서 작게는 2분의 1수준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 미국에서 분만시 진료비 대략 1천만원 이상 => 한국에서 분만시 진료비 300만원 이하(의보x)
의사의 수익
일부분의 사람들이 의료보험 민영화가 의사를 살리고 환자를 죽이는 일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잘나가는 과의 전문의 평균연봉은 18만 달러수준이다.(2007 포브스 통계)
당연한 연봉의 개인차는 논외로 하고 국내의 대학병원 전문의의 평균 연봉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다. 이는 앞으로 의료보험이 민영화된다고 해서 의사의 수입이 늘 것이라는 인식과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크레이 아나토미", "하우스", "ER" 등 인기있는 미드를 통해서도 알수있듯이 의사라는 직업은 바쁘고 힘들지만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 없는 직업이다.(전문의가 되기까지 억대 빚에 시달리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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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를 다시 찾아보니, 의사가 미국내 연봉 TOP(평균 약 10만~20만 달러수준)을 차지 한다는 결과가 있네요. 기준에 따라 결과가 틀리겠지만 고소득직종은 확실하기에 수정하였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 감사합니다.
병원의 수익
그렇다면 민영화된 후 비싼 진료비는 어디로 들어가는가? 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앞으로 의료보험 민영화와 발맞추어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된다면 그 땐 높은 진료비의 일부가 병원의 수익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법제도 상에서 의료보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어도 병원에 수익은 늘지 않고 보험사만이 배를 불릴 것이다.병원의 영리법인화 이후라면 FTA로 송도에 입주하기로한 외국계 병원의 사례처럼 고소득자를 노린 VIP전용병원들이 설립될 것이고 VIP전용병원과 일부대형병원정도가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적당한 비용 적당한 의료서비스
적당한 선에서 의료비용을 제공하고 낮지 않은 수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다면 충분히 좋을 것이라는 의견들을 보았다. 물론 우리보다 낮은 의료비세금을 걷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은 세계최고수준이다. 의료인력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저하와 일부 신기술의료기기정도만이 미국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정도다. 그에 비해 아주 싼 진료비(앞서 비용을 언급했듯이)에 우리는 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시말해 우리나라에서는 싼 가격에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감기, 건강염려증 환자
유독 우리나라는 감기와 건강염려증 환자가 많다. 이는 우선 가정의의 진료를 받은 후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선진국과 같은 제도적인 제약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보인다. 조금만 이상이 있으면 무작정 병원에 달려가는 현상은 요즘들어 더욱 심화된 것같다. 글쓴이는 어릴 때 감기로 병원에 간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현재 대형병원 환자의 대략 10%는 감기환자, 10%는 건강염려증이나 단순질병환자다.
(환자수의 20%나 차지하는 숫자이지만 이들이 병원에 주는 수익은 미미하다. 그 시간과 인력이 다른 환자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응급실에 가보면, 감기나 단순 열상등으로 와서 다른 중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에게 빨리 진료봐주지 않는다고 큰소리 치는 환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환자들 때문에 다른 환자들의 진료가 더욱 늦어진다.
건강염려증으로 받는 검사비용, 감기나 단순질병으로 받는 검사, 무분별한 항생제와 약제사용 등에 일부(약50%)는 모두 건강보험에서 부담한다. 즉 우리 국민들의 의료보험 재정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돈없으면 진료 못 받는다
미국의 사례를 적어주신 블로거들의 글을 읽어보면, 돈이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경우는 없어 보인다.(대신 진료 후 집으로 청구서가 날라온다.) 하지만 일부 미국 드라마와 신문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것처럼 진료비를 미리 걱정해 진료자체를 거부하는 경우와 진료비 부담능력이 없는 환자를 거부하는 일은 비일비재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국내에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로 새롭지 않다. 허나, 앞으로 민영화된 의료보험제도하에서 개인의 진료비 부담이 미국처럼 늘어날 경우, 기존의 의료제도에 익숙하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파산을 맞게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위의 내용들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결론적으로, 환자는 수준높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바라고 의사와 병원은 수익이 남는 진료비 수준을 원한다. 그리고 그들사이에서의 비용의 괴리를 막아줄수 있는 중요한 고리역할을 하는 것이 의료보험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의료보험 당연지정제가 지금껏 서민들을 지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다고 볼 때, 당연지정제 폐지는 돈 있는 자에게는 선택권을 주고 국가의 의료제도 개혁에 발판을 마련할 수는 있어도 서민들의 타격이 클 것같아 걱정스럽다. 많은 부분에서 어차피 꼭 해야할 의료제도 개혁이다. 하지만 그 여파가 국민들에게 아픔을 주지 않길 바라면서 앞으로 MB정권하의 의료제도 개혁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